기독교대안학교 51

아들에게.

카테고리에 '아들에게'라는 메뉴를 만들어 놓고 여태 글 한번 올리지 못하다니. 뭔가 잘 써서 올려야 될 것 같은 마음이 크게 들어서였을까, 긴 시간 동안 어색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아들에게'라는 메뉴가 마치 지금의 나와 너의 거리를 말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참 많이 사랑하고 해주고 싶은 게 많고 가까워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또 망설이느라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있는 것 같구나. 앞으로는 편하게 생각날 때마다 쓰려고 해. 네가 어떻게 느끼든 상관없다. 최대한 꼰대스럽지 않게 쓰려고 하겠지만 어차피 지금의 넌 이 글을 읽지 않을 거니까. 모든 건 시간이 지나고 경험했을 때 다가오는 진심도 있는 법이야. 아빠는 세월의 힘을 믿는다. 훗날 여기 올리는 글들을 보면서 아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

편지 2022.03.23

형의 빈 자리. 2022.03.21.

지난 주만 해도 집에 오면 늘 형아가 있었는데 오늘은 집에 와도 형이 없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이 코로나에 걸려 초토화가 되는 바람에 수요일까지 가정보육을 하게 된 둘째. 동생도 어린이집에 가고 아빠도 사무실에 하루 종일 일하러 가고 형아도 없고 드디어 온전히 엄마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웃렛에 있는 회전 목마가 타고 싶다고 해서 오늘은 아침부터 설렜나 보다. 동생을 데려다 주고 바로 가고 싶다는 걸 엄마가 씻고 가야 된다니 또 징징징징. 사무실에 있는데 카톡이 왔다. 이럴수가. 운행시간이 아직도 한참 남았다. 실망한 둘째는 게임기가 있는 오락실을 기웃거리며 오전이라 아무도 없는 게임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뭔가 풀이 죽어 있더니 한 마디 하고 말았다. 형아도 없고 아빠도 없고 동생도 없..

일기 2022.03.21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마태복음 20장.

오늘 본문에는 포도원의 비유가 나옵니다. 제자들의 갈등도 나오고 두 맹인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사역도 나옵니다. 계속해서 천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누가 큰 자인지 말씀하셨는데, 오늘 본문에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 나라와 같이 중요한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제자들의 욕망과 이를 시기하는 다른 제자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오늘 묵상한 것은 1절부터 16절까지입니다. 1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과 같으니 2 그가 하루 한 데나리온씩 품꾼들과 약속하여 포도원에 들여보내고 3 또 제삼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4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내가 너희에게 상당하게 주리라 하니 그들이 가고 5..

묵상 2022.03.21

입학식. 꿈쟁이가 된다는 것.

아이가 입학식을 했다. 이제 중학생이 되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아이. 여건상 줌으로 입학식을 지켜보았는데 왜 내가 입학한 것처럼 마음이 두근두근거릴까. 왜 내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릴까.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사무실에 홀로 앉아 펑펑 울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많아졌을까. 암송하고 늘 듣던 말씀인데 이렇게 마음을 때리는 걸까. 그래, 아이만 입학한 것이 아니구나. 나도 하나님의 학교에 입학한 것이구나. 감사하다. 짧지만 입학식 말씀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본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 북극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을까요? 팔 수 있습니다. 빙점 때문에 녹여서 먹어야 하는 물을 비롯한 음식들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교육 2022.03.21

다시 제자리로. 2022.03.20.

오늘 아이가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온 가족이 예배를 드리고 햄버거를 사서 차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꿈의학교로 출발했다. 핸드폰을 집에 두고 가기로 약속을 했기에 차에서 할 일이 없는 첫째는 연신 입을 놀린다. 많이 표현하진 않았지만 학교에 몹시 가고 싶었나 보다. 설레는 마음을 감출 길 없는지 엄마와 웃음꽃이 피었다. 코로나로 정말 힘들었다. 크게 내색은 안 했지만 아내와 나는 완전히 지쳐서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지경이 되었다. 둘째 어린이집도 코로나로 인해 가정보육, 막둥이는 큰형때문에 잘 적응하다가 일주일 형과 함께 가정보육. 정말이지 아내에게만 다 맡길 수도 없어 가정까지 신경쓰느라 일도 제대로 진척이 없어 나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드디어 일상이 어느 정도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일기 2022.03.20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여. 마태복음 19장.

오늘 본문에는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흠을 잡기 위해 질문하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이유가 있으면 그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은지, 안 된다고 하면 모세는 왜 이혼 증서를 주어 버리라고 했는지 또 묻습니다. 마치 프레임을 짜고 궁지에 몰기 위한 질문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안수하시는 장면도 나옵니다. 부자 청년의 질문과 예수님의 대답도 나옵니다. 재물이 많아 근심하고 돌아가는 부자 청년을 보시면서 예수님은 부자와 천국에 대해서 이야기하십니다. 그 와중에 또 베드로가 튀어나옵니다. 자기들은 다 버렸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합니다. 보통은 칭찬을 받을 걸로 생각했지만 또 이야기의 끝은 비유로 끝납니다.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다고요. 오늘 묵상한 본문은 16절부터 22절입니다. 1..

묵상 2022.03.20

마음가짐(꿈의학교를 보내는). 2022.03.17.

아침 출근 길. 나무를 옮겨 심는다. 묘목장에서 자란 나무들을 이제는 가로수로 심기 위해 데려온 것 같다. 마치 가정이라는 묘목장에서 키운 아이를 꿈의학교라는 곳에 옮겨 심는 그런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이제 가정을 떠나 새로운 공동체에서 뿌리를 내릴 터인데, 그 과정에서 흙도 물도 공기도 다른 여러 상황들을 잘 받아들이고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함께하는 아빠 엄마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잘 뿌리내리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꿈의학교에 첫째를 보내면서 생각했던 마음가짐들이 있다. 진즉 정리하려고 했는데 글 몇자 적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특별할 건 없지만 아내와 평소 나누었던 생각들을 정리해두려고 한다. 사실 코로나로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상태라서 아직 기숙학교에 보냈다는 실..

일기 2022.03.17

첫 외박. 2022.03.11

봄이다. 방심할 순 없지만 어느새 포근함이 느껴진다. 오늘은 아들의 첫 외박. 물론 자가격리 때문에 일주일을 빼면 이틀만에 또 나오는 거니까 큰 감흥은 없을 듯도 하다. 둘째는 어린이집에 4시까지 있으니 막둥이만 데리고 아내와 함께 꿈의학교로 간다. 가는 길 이런저런 이야기로 교제하고 오붓한 시간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든든하다. 학교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소요가 된다. 100키로가 넘으니 나름 장거리지만 경기도에 살면서 한 시간 정도 운전은 예사로 하고 다니기 때문에 크게 힘든지는 모르겠다. 그냥 다닐 만 하다. 아내는 적응을 했는지 많이 담담해졌다. 도착한 학교에서 생활관을 나오는 아들을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 귀교버스가 줄지어 있고 개인 차량으로 데리러 온 학부모님..

일기 2022.03.11

뜬금포. 2022.03.10.

남편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걸 보고 자기도 뭔가 좀 끄적거려 보겠다며 몇 자 쓰더니 톡으로 보내왔다. 맨날 자기는 글쓰기 재주가 없다고 하더니만 왠걸 읽어보니 나름 재밌다. 뭐든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는다. 아무튼 읽다가 너무 웃겨서 침대에서 배를 잡고 웃었더니 아내가 왜 웃냐고 뭐라 한다. 그런데 정말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게 부부사이다. 일단 옮겨 본다. 아들아 엄마도 10년 걸렸대. 10년 채우기엔 아빠 곁을 몇 년은 떨어져 있을 것이니 시간은 더 늘어나겠구나. 그럼 오늘도 건투를 빈다. 그리고 여보 미안해요. 공개적으로 사과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아빠는 군대에 갔을때 포병이었다고 했다. 포는 위험하다. 그래서 정확한 시간, 장소, 위치를 설정하고 명령에 따라서 정확하게 발사해야 한다..

일기 2022.03.10

제자가 된다는 건. 마태복음 10장.

마태복음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블타임으로 묵상을 하다 보면 내용이 너무 많아서 조금 벅찬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단락을 쪼개서 묵상하면 참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또 전체적인 내용을 볼 수 없으니 묵묵히 참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서 먼저 묵상한 것은 1절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사 권능을 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고,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것입니다. 1절을 읽자 마자 아, 나도 제자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말씀을 쭉 보다 보면 제자의 삶은 참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라고 합니다. 제자의 삶을 살기 위해 여행을 할 때는 배낭이..

카테고리 없음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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