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학교학부모 24

난로. 2022.10.15.

1. 새벽 두 시.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사무실에 나왔다. 여전히 일 폭탄. 게다가 이제 가을이 깊어간다. 쌀쌀한 사무실 공기가 나를 반기는데 저 한쪽 구석에 난로가 눈에 들어온다. 2.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설치하지 못했는데, 11월에는 꼭 설치해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야겠다. 꼭 필요한 것이니 주님께 구해야겠다. 3. 한 두어 시간 일하고 나니 문득 춥다. 구석에 있던 난로를 꺼내고 공기가 따듯해진 순간 깨달았다. 나 반바지 입고 있었구나. 겉에 긴바지를 껴입고 나와 사무실에 도착하고 벗어놓았는데 그걸 이제야 생각하다니. 4. 일이 많아서 그런지 문서가 뒤죽박죽이다. 이 문서 내용이 저 문서에 적혀있고 그걸 또 메일로 보내고 상대방에게 연락이 오고. 이제..

일기 2022.10.15

지랄총량의 법칙. 2022.10.02.

1. 아침부터 예민해진다. 오늘은 아들의 학교 복귀하는 날. 짧은 외박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아들을 데려다줘야 한다. 교통편도 애매하고 핸드폰하느라 아빠 엄마와 대화하지 않는 아들과 소통하고자 1학년 동안에는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기로 했다. 2. 차에 기름이 약간 부족해 집 근처 주유소를 아침에 들르기로 했다. 교회까지는 안 막혀도 40분이 걸린다. 9시 대예배를 참석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평일도 아닌데 더 바쁘게 일어나 준비해야 하고 더군다나 교회에서 바로 학교로 가야 하기에 오늘은 더 바쁘다. 3. 그런데 출발시간이 늦었다. 거기다 출발하려고 엑셀에 발을 올리는 순간 둘째가 쉬가 마렵다고 한다. 일정이 정해지고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고 시간을 지켜야 하는 것에 예민..

일기 2022.10.02

가을 햇살. 2022.09.30.

1. 월말이다. 매출도 업무도 마감이 되는 9월의 마지막 날. 거기다 아들이 외박을 나오는 날이다. 학교까지 아내와 함께 데리러 다녀오는 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운전도 편해졌다. 예전에는 왜 그렇게 미친듯이 운전을 했을까.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2. 무언가에 쫓기듯 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에 맞춰야 하는 강박이 엄청 심했다. 공황장애인지도 모르고 한동안은 운전하면서 숨을 못 쉰 적도 있었다. 숨이 막히고 손발에 식은 땀이 나고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상태. 그게 공황장애였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그때마다 아내에게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차에서 내리면 땅이 붕 뜨던 기분을 느끼곤 했는데. 3. 분명 두어 달 전의 나만 해도 어느 정도는 강박이 있었는데..

일기 2022.09.30

2022.09.29. 너에게로 또 다시.

1. 분명 이런 적이 많았는데. 꿈을 꾼 듯이 지나간 일들이 아련해지는 그런 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달콤한 꿈은 아니지만 지나간 일들이 아련해지고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던 몇 번의 경험들. 이번에도 분명 비슷한 느낌인데 또 다르다. 2. 파란 하늘처럼 깨끗한 마음, 잔잔한 바다 같은 고요한 마음이 몸을 휩싸고 있다. 첫 째가 중학생이 되고 불과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겪은 일들이 마치 수 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이 흐른 것처럼 느껴진다. 3. 그렇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넘어야 하는 일들,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이 산더미 같다. 그런데 왜 이토록 평온한 마음이 되었을까. 이번에야말로 진정 돌아온 것일까. 정말 그렇다면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다. 4. 아침 묵상처럼 '내게 능력 주..

일기 2022.09.29

신발. 2022.08.27.

1. 첫째가 국토순례를 간다. 일반 학교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과정인데 꿈의학교에서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우리나라를 도보로 걷는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을 실천해왔다. 내가 사는 곳, 조상들이 발 딛고 살아온, 또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 그곳을 발로 밟는 것은 중요하다. 2. 한번 밟아본 땅은 다시 밟게 되어 있다. 특히나 안 좋은 기억이 남아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다짐한 곳은 더욱더 다시 오게 되는 법. 산다는 것은 좋든 싫든 그래서 반복이 아닐까 싶다. 공간은 동일하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조금은 바뀌어 있을 뿐. 아니 바뀌어 있기를 바랄 뿐이다. 3. 부끄러운 기억, 좋았던 기억, 슬픈 기억, 기타 등등. 내가 밟았던 장소에는 내 삶의 한자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그곳을..

일기 2022.08.27

아들과. 2022.08.02.

1. 아들과 끓여서 라면을 먹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첫째는 컵라면을 더 좋아한다. 끓여서 먹는 맛이 있는데, 언젠가 아빠가 되면 첫째는 컵라면을 함께 먹는 게 로망이 될까? 엄마가 동생들을 데리고 막둥이 친구집에 놀러간 저녁. 선풍기를 머리로 맞아서 그런지 두통이 와 일찍 귀가했다. 2. 아들이 좋아하는 숏다리(오징어다리) 네 개와 컵라면 세 개를 샀다. 지난 번에 먹은 오뚜기 새우탕은 정말 별로였다며 꼭 농심어어야 한다고. 그렇게 둘이서 라면 세 개를 나눠먹고 아들은 빔으로 애니메이션을 나는 두통으로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검색을 하기 시작한다. 3. 첫째의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 주면 엄마가 수술하느라 일주일 집을 비우는데 남자 넷이서 얼마나 북적거리며 지내게 될까. 벌써 긴장..

일기 2022.08.03

욥기 31장.

23 나는 하나님의 재앙을 심히 두려워하고 그의 위엄으로 말미암아 그런 일을 할 수 없느니라 1. 굉장한 자신감입니다. 자신이 이토록 결백하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니요. 욥은 말합니다. 자신은 마음으로도 하나님 앞에 아주 순결하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더러운 것을 손에 묻히지 않았고, 여인에게 유혹되어 이웃의 문을 엿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외적으로도 온전하기 쉽지 않은데 내면까지도 온전함을 주장하는 욥입니다. 2. 그러한 자신의 온전함을 하나님께서 공평한 저울에 달아보시고 아시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대답해주시기를 요구합니다. 자신이 온전히 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또한 23절에 잘 나타나 있는데 하나님의 재앙을 심히 두려워하고 그의 위엄으로 말미암아 도저히 그런 불의한 일을 행..

묵상 2022.07.22

두루 두루. 2022.07.21.

https://news.v.daum.net/v/20220721131507581 '아들아..' 러 로켓에 13살 자식 잃은 우크라 아버지의 손길 지난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의 로켓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의 한 버스정류장에 떨어져 최소 3명이 사망했을 때 피해자들 중에는 13살의 소년이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그 참변의 news.v.daum.net 1. 두루 두루 갈등 없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 성격의 아들답게 점심 메뉴도 두루치기다. 기숙학교에 다니다 방학을 보내느라 집에 있다. 항상 성격 급한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그 반대로 행동한다. 매사 느긋하고 설렁설렁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던가. 잊어버려서 그렇지 아버지에게 여쭤보면 분명 너도 그랬어, 라는 대답이 나올 ..

일기 2022.07.21

동행. 2022.07.20.

1.. 오랜만에 프로젝트 하나를 마감했다. 기존 팀원들과 분리해 이번에는 혼자 모든 걸 다 처리했다. 역시 일은 함께 해야 한다. 혼자서 모든 걸 해낸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같은 목표를 향해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당분간 홀로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또 새로운 동행이 생길 예정이어 기대도 된다. 2. 한 달이 지나 병원 정기검진을 하러 갔다. 4월에 시작된 구안와사가 어느덧 3개월이 지나간다. 역시나 선생님은 세세한 증상이나 느낌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5, 6개월 지나면서 가장 많이 좋아진다는 이야기. 기대한 만큼 안 나아서 속상하다는 말과 함께 이번에는 두 달 후에 보자고 하신다. 딱히 해줄 것이 없으니까. 3. 침을 맞지 않았다면 아마..

일기 2022.07.20

서울랜드. 2022.07.18.

1. 지난 번에는 에버랜드를 다녀오더니만 이번에는 서울랜드다. 친구 아버님 찬스로 저렴하게 종일권을 끊고 당당히 입구로 걸아가는 녀석들. 어느새 훌쩍 컸다. 하루 종일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폐장할 때 가냐는 물음에 그냥 원래 시간대로 8시에 데리러 오란다. 다행히 일반학교는 아직 방학 전이라 그래도 한산해서 다행이다. 2. 아이들끼리 노는 모임에 처음 보내 보신 어머님, 마중 나온 아버님, 미리 만나 수다 떨고 계신 어머님들까지 아이들을 제쳐두고 빙 둘러 수다가 시작된다. 잠깐 커피라도 한 잔 하려고 했으나 모두 문을 닫아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한다. 아이들뿐만이랴, 어른도 늘 수다가 목마르다. 자리만 허락하면 늘 준비되어 있다. 3. 방학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아들. 이제는 초..

일기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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