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학교 47

병신. 2022.04.25.

아침을 먹는데 입이 내 뜻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얼굴 오른쪽이 무너져내렸다. 밤새 검색하고 증상을 살펴보니 벨마비, 혹은 구안와사 같다.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데 감각이 무뎌진 오른쪽 입술로 밥을 흘리고 물이 나온다. 눈물이 왈칵 난다. 갈 길이 먼데 왜 또 아플까. 아내와 두 아이 앞에서 눈물이 난다. 여전히 혈기를 입술로 뿜어내는 내 모습이 안타까우셨을까. 인생의 고비마다 아픔을 주셔서 돌이키게 하셨는데, 이 또한 지나고 보면 주님의 사랑이겠지. 운전을 할 때면 나를 위협하거나 상식과 이치에 맞지 않는 상대방 운전자에게 습관처럼 한 말이 있다. 아이씨 이런 병신 같은 자식이! 병신. 신체의 어느 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보통과는 다른 형체를 가진 사람. 내가 병신이 되고 보니 병신의 ..

일기 2022.04.25

블로그. 2022.04.23

열흘 정도가 지나면 블로그를 한 지 두 달이 된다. 처음 쓸 때와 달리 누군가 본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하니 조금씩 부담이 생긴다. 문체도 뒤죽박죽이고 내용도 들쑥날쑥하다. 거기다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거르는 날도 생기기 시작한다. 항상 욕심이 많아 계획을 많이 세우는데 역시 현실적인 능력보다 더 많은 걸 소화하려고 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는데. 블로그에도 이거저거 카테고리를 많이 만들어놓았다. 욕심이다. 그날의 말씀묵상과 일기 하나, 두 개의 글만 잘 작성해도 될 것을 욕심부려 이거저거 올리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인 시간의 벽 앞에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말씀묵상을 개인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면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한 것부터 반성한다. 두 번째는 내 일상의 기록인데 마치 누군가 읽어줄 것..

일기 2022.04.23

어떠한 사람인가 보고자 하여. 누가복음 19장.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여리고로 들어가 지나가실 때 삭개오를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이 삭개오를 알아보시고 집에 유하겠다고 하자 가진 것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속여 빼앗은 것은 네 곱절이나 갚겠다고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집에 구원이 이르렀다고 하십니다. 열 므나의 비유도 이야기하십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가 큰 것에도 충성되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시고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내십니다. 묵상한 것은 1절에서 4절입니다. 삭개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키가 작습니다. 세리입니다. 같은 민족에게서 세금을 걷어 로마에 바치는 일을 합니다. 7절 말씀을 보면 사람들은 그를 죄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삭개오가 예수님께서 어떤 사람인가 ..

묵상 2022.04.23

감수성. 2022.04.22.

드디어 아내와 둘이 첫째를 데리러 간다. 둘째와 막둥이가 어린이집에 간다. 긴 육아의 터널을 빠져나와 이제 조금 한숨 돌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 6년, 어쩌면 그 이상을 다녀야 하는 길일지도 모르는데 아내도 운전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키를 넘겼다. 싫다고 하는 아내. 큰 차는 부담스럽다고 구시렁거린다. 마침 두통이 있어 핑계가 좋다. 그리고 나는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게 참 좋다. 그렇다고 매일 운전을 시키지는 않는다. 아주 가끔이면 된다. 회사에서 잠깐 일을 처리하고 아내가 주문한 커피를 찾아 1층에서 차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자기에게 맞게 차를 세팅하고 있는지 오래 걸린다. 바람도 찬데 왜 이렇게 안나오는 거야.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아내가 차를 몰고 주차장을 나온다. 나는 아내가 큰..

일기 2022.04.22

바리새인의 기도. 누가복음 18장.

오늘 본문에는 기도하면서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비유를 들어 재판장과 과부의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하나님께서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않으시겠냐고 말씀하십니다. 다음으로 바리새인과 과부의 기도를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의롭다 여기는 바리새인과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세리의 기도를 비교하시면서 세리가 의롭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부자 관리의 이야기와 맹인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ㅏ 오늘 묵상한 것은 9절부터 14절까지의 말씀입니다. 바리새인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 바리새인이 기도하는데 이미 스스로 의롭다고 여깁니다.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묵상 2022.04.22

장난감. 2022.04.20.

바람이 몹시 부는 날입니다. 어린이집이 끝나자 콧물이 줄줄 나는 막둥이를 데리고 아내는 병원에 가고 나는 둘째를 데리고 놀이터에 갑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아이들이 모두 집에 갔습니다. 텅 빈 놀이터에서 둘째를 설득합니다. 아이스크림 사서 집에 갈까? 아이는 네, 좋아요! 라고 외치며 킥보드를 열심히 탑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도착해서 맛난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고르는데 둘째는 머뭇머뭇거립니다. 어서 골라, 맛있는 거 많다! 그런데 둘째가 씩 웃더니 아빠 장난감 사주세요, 라고 말합니다. 순간 냉동고 위를 올려다보자 장난감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럴 수가. 이걸 까먹었다니. 지난번에도 스티커를 사준 적이 있습니다. 아내한테 한소리 듣고 아무데서나 막 사준다고 핀잔을 들었는데, 오늘도 걸려들었구나. 아..

카테고리 없음 2022.04.22

살았을 때에 좋은 것을. 누가복음 16장.

오늘 본문에는 청지기의 비유가 나옵니다. 주인의 소유를 낭비하던 청지기가 주인으로부터 일에 대한 셈을 다 마치라고 합니다. 청지기는 이제 자신이 일을 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주인에게 빚진 자를 일일이 불러다가 빚을 줄여줍니다. 주인은 이 이야기를 듣고 청지기의 지혜로움을 칭찬합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다고 하십니다. 재물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는 말에 바리새인들이 비웃습니다. 예수님은 부자와 거지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니다. 오늘 묵상한 것은 26절입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가 죽은 후에는 반대의 모습이 됩니다. 살았을 때 좋은 것을 누리던 부자는 지옥의 불길 위에서 괴로워합니다. 반면에 살아서 아주 초라하고..

묵상 2022.04.20

병원. 2022.04.19.

오늘은 병원에 가는 날입니다. 아내의 검진일입니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수술해야 하는 일정이 있어 검사하러 갑니다. 아이를 낳는 것까지 포함해서 몸에 칼을 대는 횟수가 많습니다. 20대 때에는 몰랐지만 이제 아내도 한국 나이로 40이 되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입원하면 5일을 병원에 있어야 하고 그중에 2박 3일 정도는 보호자가 상주해야 하는데 마땅히 있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막둥이는 아직 수유를 끊지 못해 밤마다 전쟁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 수술을 하자니 아내가 마음이 많이 걸리나 봅니다. 예약은 했지만 마음이 불편했던 아내가 결국 일정을 바꾸었습니다. 3개월 더 뒤로. 그 사이 수유도 끊고 수술 끝나신 장모님도 회복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이 편해야 하는 법. 엄..

일기 2022.04.19

돌아갈 곳이 있다고. 누가복음 15장.

오늘 본문에는 잃어버린 양을 찾으시는 목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수군거립니다. 세리와 죄인들이 말씀을 들으러 가까이 오자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고요. 그러자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의 비유를 하십니다. 뒤이어 드라크마를 잃은 여인의 비유를 하십니다. 마지막으로 돌아온 탕자의 비유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십니다. 묵상한 것은 17절부터 19절입니다. 살아 계신 아버지의 재산을 미리 다 당겨서 허랑방탕하게 써버립니다. 아주 비참하고 곤고한 신세가 되었을 때 아들은 떠올립니다. 맞다,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풍족했는데. 품꾼이 얼마나 많았더라?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아니다. 내가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으니 아들이라 하지 마시고 품꾼의 하나로 보시..

묵상 2022.04.19

자전거. 2022.04.18.

어찌어찌 마감해야 할 일 하나를 끝냈습니다. 긴장되고 떨리고. 거래처를 바꾸면서 신경이 곤두섭니다. 더 신경 써서 만들어야 하는데 보통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오전에 마감을 하고 나니 긴장이 풀려 더는 일에 집중이 안 됩니다. 그럴 때는 열심히 청소를 합니다. 청소기를 밀고 바닥을 닦고 책상을 정리하고, 그래도 기운이 나지 않으면 자리 배치를 바꿉니다. 아내는 그런 제가 이해가 안 됩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그래도 더는 뭐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혼자서 알아서 하니까요. 주유비가 부담스러워 자전거를 타기로 합니다. 기숙사에 간 첫째가 쓰던 자전거. 어찌나 험하게 탔는지 덜덜거립니다. 공기를 주입하고 안장을 높이고 나니 그런대로 탈 만 합니다. 날씨도 좋고 바람끝도 무뎌진 봄기운 흠뻑 적시며 ..

카테고리 없음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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