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팔아스승을사라 18

다시 제자리로. 2022.03.20.

오늘 아이가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온 가족이 예배를 드리고 햄버거를 사서 차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꿈의학교로 출발했다. 핸드폰을 집에 두고 가기로 약속을 했기에 차에서 할 일이 없는 첫째는 연신 입을 놀린다. 많이 표현하진 않았지만 학교에 몹시 가고 싶었나 보다. 설레는 마음을 감출 길 없는지 엄마와 웃음꽃이 피었다. 코로나로 정말 힘들었다. 크게 내색은 안 했지만 아내와 나는 완전히 지쳐서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지경이 되었다. 둘째 어린이집도 코로나로 인해 가정보육, 막둥이는 큰형때문에 잘 적응하다가 일주일 형과 함께 가정보육. 정말이지 아내에게만 다 맡길 수도 없어 가정까지 신경쓰느라 일도 제대로 진척이 없어 나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드디어 일상이 어느 정도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일기 2022.03.20

첫 외박. 2022.03.11

봄이다. 방심할 순 없지만 어느새 포근함이 느껴진다. 오늘은 아들의 첫 외박. 물론 자가격리 때문에 일주일을 빼면 이틀만에 또 나오는 거니까 큰 감흥은 없을 듯도 하다. 둘째는 어린이집에 4시까지 있으니 막둥이만 데리고 아내와 함께 꿈의학교로 간다. 가는 길 이런저런 이야기로 교제하고 오붓한 시간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든든하다. 학교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소요가 된다. 100키로가 넘으니 나름 장거리지만 경기도에 살면서 한 시간 정도 운전은 예사로 하고 다니기 때문에 크게 힘든지는 모르겠다. 그냥 다닐 만 하다. 아내는 적응을 했는지 많이 담담해졌다. 도착한 학교에서 생활관을 나오는 아들을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 귀교버스가 줄지어 있고 개인 차량으로 데리러 온 학부모님..

일기 2022.03.11

꿈의학교를 보낸 이유.

집을 팔아 스승을 사라 이 말이 아니었다면 꿈의학교와 인연이 닿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만큼 이 말이 마음에 유독 박힌 이유가 있다. 사실 이 학교를 추천 받고 확실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여름 캠프를 보내면서 우리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인성이며 독서에 대해 평가해서 학생을 선발한다는데 우리 아이가 합격할 만한 수준인지를 알고 싶었다. 그런데, 학교 소개영상을 보면서 꿈의학교의 설립자 황성주 박사님의 이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집을 팔아 스승을 사라니. 물려줄 제대로 된 집도 없거니와 지금 형편도 미래를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과연 현실 가능성이 있단 말인가? . . . . 그러다 나의 그 날이 떠올랐다. 수능시험을 본 날. 그날은 몹시 추웠다. 시험을 마치고 눈이 내렸었나..

일기 2022.03.09

무기력한 "5분만씨". 2022.03.03

어제 집에 온 아들은 긴장이 풀렸는지, 아무것도 하기 싫다며 굼벵이가 되었다. 무기력증이 찾아온 것이다. 꿈의학교를 가기 전(다시 말하지만 불과 3일이다) 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눈치 주고 화를 냈는데 오늘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화가 안 난다. 왜지? 기특하게도 큐티책은 챙겨와서 그런가? 게다가 따로 시키지 않아도 꼬박꼬박 하는 중이다. . . . 아내가 나를 부르는 별명 중에 '5분만씨'가 있다. 일하고 집에 오면 긴장이 풀려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나를 방치하고 싶은 강한 유혹이 몰려온다. 그럴 때마다 아내에게 말한다. ''여보 나 방에서 5분만 쉴게." 그리고 생각없이 몰입할 수 있는 아주 과격한 액션 영화를 틀어서 본다. 일하고, 사람 만나고, 압박에 지친 나를 위한 일종의..

일기 2022.03.03

아니 벌써 집에 가라고? 2022.03.02.

새벽에 자다 깼는데 카톡이 하나, 외롭게 나 좀 봐주세요 한다. 같은 방을 쓰는 네 명 중 제일 큰 형님이 코로나 양성이란다. 나머지 세 명은 다행히 음성. 그래도 정부지침에 따라 밀접촉자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아이를 데리러 오는 시간을 알려달라고 하신다. 아니 일요일에 갔는데 벌써 데려온다고? 뭐야! 이 상황은!!!!! 잠결에 살짝 짜증이 났다. 음성인데 그냥 있으면 안 되는 건가? 이틀이 지났지만 그래도 살짝 이 생활패턴에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또 가야 한다고? 한 1~2분 온갖 생각이 교차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또또또 자꾸 상황의 노예가 되는구나! 마침 새벽에 일하러 일어난 참이어서 얼른 말씀을 보고 아내를 깨웠다. 선생님의 카톡을 보여주고 상황을 잘 설명했다. 역시 예상대로 아내는 은근 ..

일기 2022.03.02

너는 기숙사로 나는 집으로. 2022.02.27

코로나로 인해 계속 밀렸던 기숙사 입소가 드디어 27일로 확정되었고, 결국에는 그 날이 다가왔다. 전날 짐을 챙기고 다음날 온가족이 자가검진키트를 한 다음 음성 확인 후 꿈의학교로 출발했다. 도착한 주차장에는 신입생들과 부모님, 그리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선배들로 인해 학교 전체가 시끌시끌하다. 짐을 생활관 앞으로 옮겨 주고 강당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학교를 서성거리며 사진도 몇 장 찍었다. 4시에 도착했는데 5시 20분에 모인다고 하여 아이에게 일찍 들어가라고 했다. 아내는 못내 아쉬운 듯 기다렸다 보고 가자고 했으나 나는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차에 타자마자 덤덤해 보였던 아내가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뭐지? 괜찮을 줄 알았는데 몹시 서운했나 보다. 화장실에 다녀와 출발하기로 하고 생활관 쪽으로 걸..

일기 2022.03.02

함께 세워가는!

2월 11일, 12일에 학부모 캠프가 열렸다. 아내와 함께 참석하려고 했으나, 아직 어린 동생들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선생님 말씀에 따라 혼자 참석했다. 늘 아내와 함께 다녔는데, 혼자 가는 것이 싫기도 했고 지쳐서 어떤 만남도 귀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색한 마음으로 참여한 캠프에서 교장선생님께서 첫날 저녁에 아래의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다. 축복된 만남 스미는 만남 거룩한 변화 인생에는 여러 가지 만남이 있는데, 김치와 같은 만남이 있다는 이야기. 스미는 만남. 축복된 만남. 축복된 만남은 거룩한 시간 낭비라는 이야기.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필요하다고 다니면서 필요없으면 빼겠다는 마음은 버리라는 이야기.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자는 이야기. 그리고 따로 떨어진 가정, 학교가 아닌 함..

일기 2022.03.02

꿈의학교, 하나님의 학교.

기독교 대안학교인 '꿈의학교'에 아들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부터 보내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교회에서 개인 교제로 친해진 집사님 부부의 권유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집사님, 아드님이 가면 정말 잘 할 거 같아요." 아들에게 의사를 물어본 뒤 2021년 여름캠프에 떨리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내심 붙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한편으론 떨어지면 주님의 뜻으로 알고 일반 중학교에 잘 다니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 뒤섞인 상태로 결과를 기다렸다. 합격이었다. 기분이 좋았지만, 또 한편 내심 걱정이 되었다. 과연 잘 뒷바라지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많은 우여곡절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블로그는 그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함이다. 지극히 사적이어서, 혹은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여서 누군가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일기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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