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에 자다 깼는데 카톡이 하나,
외롭게 나 좀 봐주세요 한다.
같은 방을 쓰는 네 명 중
제일 큰 형님이 코로나 양성이란다.
나머지 세 명은 다행히 음성.
그래도 정부지침에 따라
밀접촉자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아이를 데리러 오는 시간을 알려달라고 하신다.
아니 일요일에 갔는데 벌써 데려온다고?
뭐야! 이 상황은!!!!!
잠결에 살짝 짜증이 났다.
음성인데 그냥 있으면 안 되는 건가?
이틀이 지났지만 그래도 살짝
이 생활패턴에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또 가야 한다고?
한 1~2분 온갖 생각이 교차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또또또 자꾸 상황의 노예가 되는구나!
마침 새벽에 일하러 일어난 참이어서
얼른 말씀을 보고 아내를 깨웠다.
선생님의 카톡을 보여주고 상황을
잘 설명했다.
역시 예상대로 아내는 은근 신나는 눈치다.
아들이 집에 온다니.
역시 아빠와 엄마는 다른가보다.
아내는 피아노를 전공했다.
절대음감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무대공포증이 심하다.
처음 보는 곳에서 연주하라고 하면
바들바들 떤다.
그래서일까?
아들을 보내는 것도 너무 갑작스러웠던 걸까?
마치 처음 보는 곳에서 연주하듯이
아들과의 2주간 헤어짐이 몹시 갑작스러웠나보다.
자꾸 못해준 것만 기억난다고,
그래서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래, 여보 이참에 집에 온 시간 동안
미련을 남기지 말고 잘해주어요!
아들을 데리러 가는 길,
오늘은 내가 눈물이 난다.
찬양을 들으며 주님께 기도하며
아들과의 지난 날을 돌아보았다.
앞으로 이 길을 다니면,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이 참 풍성하겠다 싶고
또 운전을 온유하게 하면서 마음이 참 편하다.
배웅나온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
짧은 기간이지만 학교가 맘에 들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쉴새없이 한다.
7일 동안 절대 혼내지 말아야지.
굳게 다짐한다.
조금씩 홀로서기를 하고
또 그걸 응원하는 엄마와 아들이 되길.
엄마보다 훌쩍 큰 아들을 엄마가 꼬옥 껴안아준다.
그렇게 좋을까.
오늘 저녁은 미련이 남은 치킨을 먹기로 했다.
다음에는 꼭 주말 학교에서
친구들과 맛나게 먹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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