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1

야근. 2022.10.07.

1. 일이 많다. 계획은 산더미 같은데 시간은 부족하다. 몸이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지만 해야만 한다. 아니 해내야만 한다. 2. 체력이 중요하다. 운동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이런 저런 일들에 치이고 가정을 돌보고 참 쉽지 않다. 3. 예전에 비해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확실히 적어졌다. 코로나 덕분인가, 아니면 세상이 흉흉해서일까. 인심이 사라지는 세사아이다. 4. 아내가 주문한 음료를 샀다. 잠시 후면 퇴근할 텐데. 자전거를 타고 집까지 가는 길 무사하기를. 게다가 왜이렇게 추운 거야. 5.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야 할 것 같은 일정. 스스로에게 힘을 내자고 속삭이며 하루가 간다. 한 주 고생 많았다. 그래도 퇴근은 해야지. 6. 아들이 타던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간다.

일기 2022.10.07

두통. 2022.10.06.

1. 계절이 지나가는 순간에는 두통이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날이 쌀쌀하더니만 결국 저녁이 되어 두통이 심하게 온다. 야근도 해야 하고 아이들도 챙겨야 하는데 꼼짝없이 드러누웠다. 2. MRI를 찍어도 이상이 없는 내 두통의 원인이 축농증과 일교차와 밀폐된 공간에서의 안 좋은 공기가 원인이라는 걸 마흔 살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3. 다행히 코소독을 하고 푹 쉬니 많이 좋아졌다. 한동안 관리해야지. 이상민이 광고하는 노즈스위퍼 짱이다. 매일 하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효과는 확실히 있음. 그리고 물 많이 마셔야 함.

일기 2022.10.06

전도여행. 2022.10.04.

1.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전도여행을 떠났다. 이제 막 중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전도를 알면 얼마나 알까. 그럼에도 몇 년째 계속되는 이 프로그램이 주는 가치는 분명 있을 듯 싶다. 2. 전도여행 공지가 올라오고 지금까지 다녀온 선생님들과 스텝들의 평가를 함께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스타렉스나 카니발 확보할 수 있으면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3. 우리 가족이 타고 다니는 차도 카니발이다. 순간 도움이 될까 싶어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미안해하셨지만 상황이 허락해서 올 수 있다면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하셨다. 4. 그렇게 해서 아이들의 전도여행 둘째 날을 함께하게 되었다. 과연 학부모인 내가 가는 게 맞을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그냥 진행되도록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전..

일기 2022.10.04

지랄총량의 법칙. 2022.10.02.

1. 아침부터 예민해진다. 오늘은 아들의 학교 복귀하는 날. 짧은 외박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아들을 데려다줘야 한다. 교통편도 애매하고 핸드폰하느라 아빠 엄마와 대화하지 않는 아들과 소통하고자 1학년 동안에는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기로 했다. 2. 차에 기름이 약간 부족해 집 근처 주유소를 아침에 들르기로 했다. 교회까지는 안 막혀도 40분이 걸린다. 9시 대예배를 참석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평일도 아닌데 더 바쁘게 일어나 준비해야 하고 더군다나 교회에서 바로 학교로 가야 하기에 오늘은 더 바쁘다. 3. 그런데 출발시간이 늦었다. 거기다 출발하려고 엑셀에 발을 올리는 순간 둘째가 쉬가 마렵다고 한다. 일정이 정해지고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고 시간을 지켜야 하는 것에 예민..

일기 2022.10.02

결혼식과 김치찌개. 2022.10.01.

1.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한다. 토요일 오후. 할 일이 산더미. 과연 이 모든 일을 잘 처리해낼 수 있을까. 저녁을 먹고 다시 사무실에 와야 할 것 같다. 외박을 나온 아들은 집밥이 먹고 싶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사서 김치찌개를 끓여줄 생각이다. 2. 오늘 결혼식이 있다. 친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안 친하다고 하기에는 식사도 하고 함께 어울린 시간이 조금 있는 애매한 사이다. 문제는 결혼식 초대를 위해 개인적인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거다. 3. 코로나라서 단체 톡방에 초대한 후 청첩장을 올렸다는 한 마디. 개인적인 전화나 톡이나 문자도 없다. 청첩장을 안 주기에는 미안하고 혹 오지 않아도 상관 없는 정도의 관계라서 그런 건지 자꾸 생각이 겉돈다. 4. 요즘 세대의 특징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초대하..

일기 2022.10.01

가을 햇살. 2022.09.30.

1. 월말이다. 매출도 업무도 마감이 되는 9월의 마지막 날. 거기다 아들이 외박을 나오는 날이다. 학교까지 아내와 함께 데리러 다녀오는 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운전도 편해졌다. 예전에는 왜 그렇게 미친듯이 운전을 했을까.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2. 무언가에 쫓기듯 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에 맞춰야 하는 강박이 엄청 심했다. 공황장애인지도 모르고 한동안은 운전하면서 숨을 못 쉰 적도 있었다. 숨이 막히고 손발에 식은 땀이 나고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상태. 그게 공황장애였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그때마다 아내에게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차에서 내리면 땅이 붕 뜨던 기분을 느끼곤 했는데. 3. 분명 두어 달 전의 나만 해도 어느 정도는 강박이 있었는데..

일기 2022.09.30

2022.09.29. 너에게로 또 다시.

1. 분명 이런 적이 많았는데. 꿈을 꾼 듯이 지나간 일들이 아련해지는 그런 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달콤한 꿈은 아니지만 지나간 일들이 아련해지고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던 몇 번의 경험들. 이번에도 분명 비슷한 느낌인데 또 다르다. 2. 파란 하늘처럼 깨끗한 마음, 잔잔한 바다 같은 고요한 마음이 몸을 휩싸고 있다. 첫 째가 중학생이 되고 불과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겪은 일들이 마치 수 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이 흐른 것처럼 느껴진다. 3. 그렇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넘어야 하는 일들,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이 산더미 같다. 그런데 왜 이토록 평온한 마음이 되었을까. 이번에야말로 진정 돌아온 것일까. 정말 그렇다면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다. 4. 아침 묵상처럼 '내게 능력 주..

일기 2022.09.29

신발. 2022.08.27.

1. 첫째가 국토순례를 간다. 일반 학교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과정인데 꿈의학교에서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우리나라를 도보로 걷는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을 실천해왔다. 내가 사는 곳, 조상들이 발 딛고 살아온, 또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 그곳을 발로 밟는 것은 중요하다. 2. 한번 밟아본 땅은 다시 밟게 되어 있다. 특히나 안 좋은 기억이 남아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다짐한 곳은 더욱더 다시 오게 되는 법. 산다는 것은 좋든 싫든 그래서 반복이 아닐까 싶다. 공간은 동일하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조금은 바뀌어 있을 뿐. 아니 바뀌어 있기를 바랄 뿐이다. 3. 부끄러운 기억, 좋았던 기억, 슬픈 기억, 기타 등등. 내가 밟았던 장소에는 내 삶의 한자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그곳을..

일기 2022.08.27

ritual. 2022.08.23.

1. 점심으로 묵사발을 먹었다. 절기로 치면 오늘이 처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이 날. 길고 긴 여름도 고비를 넘어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는 게 비로소 실감이 난다. 첫째 학교에 코로나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 벌써 집으로 복귀한 꿈쟁이들만 열 명이 넘는다고 하고 네 분 선생님 중에 두 분이 음성이 나와 격리중이시다. 2. 코로나를 물리치자는 뜻으로 학년 밴드에 사진을 올리고 코로나 묵사발이라는 힘찬 댓글을 달았지만, 실은 요즘 내 상태가 묵사발이다. 드러내지 못하는 이면에는 번아웃 되어 규모를 상실한 내 삶의 무질서함을 묵사발 내버리고 싶은 심정이 짙게 깔려있다. 여러 힘든 일 중에도 루틴을 지켜오던 내가 아내의 수술로 드디어 백기를 든 것 같다. 3. 작년부터 이어지는 변수와 학기 초부..

일기 2022.08.23

부재 2. 2022.08.08.

1, 아내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고 장모님께 연락이 왔다. 두 시간 혹은 복잡하면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한 시간만에 끝났고 경과도 좋다고 한다. 안심이다. 소변줄과 피주머니도 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고 점심 쯤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목소리도 씩씩하고 회복실에서도 첫 번째 수술할 때 만큼 힘들지 않았다고 다행이라고 한다. 2. 어제 집에 와 자는 동안 막둥이는 자다 깨면 엄마를 찾는다. 둘째는 엄마 보고싶다고 울다 잠들고 첫째는 아빠 눈치를 보면서 동생들을 챙긴다. 이번에는 화를 내지 않으리라. 아이들을 잘 돌보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러나 다짐은 무색하게 막둥이의 떼를 어쩌지 못하고 엉덩이를 때렸다. 엉엉 운다. 맘이 짠하다. 3. 둘째와 막둥이를 챙겨서 어린이집에 간다. 지난 주가 막둥..

일기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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