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트렘폴린. 2022.08.03.

daddy.e.d 2022. 8. 4. 08:17


1.
막둥이 친구 아빠가 트렘폴린을 나눔해 주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옮기고 설치하고 나니 뿌듯하다. 둘째가 그렇게 좋아한다. 영상통화를 하던 아버지는 못마땅하시다. 막둥이가 같이 올라가니 둘째가 뛰면서 통통 튄다.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안 좋은 거 아니냐고 하신다.

2.
순간 욱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왜 매번 마음에 안 드시는 건 확고하게 싫은 내색을 하실까.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키즈카페에 가서도 늘 방방이를 타는 둘째가 얼마나 신나하는지 모르시기도 하다. 너무 과하면 자제시키면 되는 일이다. 어린 시절 기억때문인지 아이들에게 정말 위험한 게 아니면 다 허용하는 편이다.

3.
물론 아버지도 손주들 걱정해서 하시는 걸 잘 알지만 가끔 한번씩 마음에서 욱하는 것이 올라오는 걸 보면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쎄긴 쎈 모양이다. 다행히 막둥이는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벅찬지 트렘폴린에 잘 올라가지 않는다. 거의 둘째의 차지다. 그런데 의외인 건 중학생이 된 첫째가 한번 올라가 보고 싶어 근질거린다는 사실이다.

4.
첫째가 어릴 때는 집이 그리 크지 않아기도 했지만 나름 챙겨준다고 했지만 바쁜 삶을 살아내느라 신경을 많이 못 써준 것도 사실이다. 둘째가 화장실에 간 사이 들어간 첫째. 80키로까지 버틴다고는 했지만 추욱 늘어지는 줄이 위태하다. 빨리 나오라고 했지만 웃고 있는 첫째.

5.
방학이 끝나간다. 한 번의 조별 모임과 엄마의 수술을 끝으로 기숙사에 다시 들어가게 될 텐데.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아들과 많이 싸우지 않고 지나가서 다행이다. 트렘폴린을 타며 자연스럽게 몸을 띄우는 법을 익히는 둘째처럼 어느새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여름이 지나간다.

반응형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재 1. 2022.08.07  (0) 2022.08.07
시집. 2022.08.04.  (0) 2022.08.04
아들과. 2022.08.02.  (0) 2022.08.03
그녀의 피아노. 2022.07.31.  (0) 2022.07.31
77777. 2022.07.30  (0) 202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