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전도서 1장.

daddy.e.d 2022. 8. 1. 07:19





1.
모든 것이 헛되다는 전도자의 말로 시작하는 전도서.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남기는 이야기입니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과연 사람에게 유익한 것인가, 땅은 영원히 있지만 이전 세대들은 기억됨이 없고 장래 세대도 그 이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되지 못할 것이라는 솔로몬의 메시지를 묵상합니다.

2.
유한한 인간, 욥기를 통해 묵상했던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신, 인간으로는 도저히 측량할 수 없는 신비롭고 공의로우신 하나님과 비교하면 정말 티끌만도 못한 유한한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욕망하고 이루기 위해 수고하는 것이 또한 인간입니다.

3.
부요하든 부요하지 않든, 몸이 성하든 성하지 않든, 기쁜 인생을 살든 슬픈 인생을 살든 모든 인간에게 동일한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죽음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요한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기록되어진 솔로몬도 모든 것을 소유하고 경험한 후에는 다 덧없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헛되다고 이이기합니다.

4.
그렇다고 모든 것이 과연 다 헛된 것일까. 솔로몬의 말처럼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니 손을 놓고 아무런 의지도 없이 살아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본인은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소유할 것을 다 소유하고 살았으면서 이제 와서는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고? 뭔가 약간 재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5.
본문을 잘 묵상해 보아야 합니다. 힘들어서 괴로워서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진 인간의 마음으로는 본문을 묵상할 때 다 덧없고 쓸모 없다고 받아들일 확률이 큽니다. 에잇, 이런 거 다 무슨 소용이야, 죽으면 그만인데. 왜 내가 이렇게 애쓰고 수고하면서 살아야 하지? 라는 마음이 전도서를 읽다보면 계속 올라옵니다.

6.
하지만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13절 말씀. 마음을 다하며 지혜를 써서 하늘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연구하며 살핀즉 이는 괴로운 것이니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주사 수고하게 하신 것이라, 라고.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 주신 것입니다. 수고하면서 살게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인생이 덧없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7.
과거 잠깐 출석했던 교회 목사(라고 부르기도 싫지만)가 말했습니다. 자신이 신앙서적도 읽고 다른 이들이 해석한 성경 강해 설교도 많이 들어보았지만 사실 다 해보니까 아무 의미 없더라. 그냥 말씀 자체로 나와 하나님이 만나는 것이 꿀송이보다도 더 달고 귀한 시간이더라. 그러니 애써 다른 사람이 해석한 것 말고 말씀 자체로 기쁘게 묵상하라고.

8.
그 말을 들은 청년들은 목사의 말씀대로 성경만 가지고 열심히 묵상하고 기도하고 나눔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목사가 나누어준 해석을 리더들이 받아들이고 또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팀원들에게 나누어주고, 결국 목사의 관점으로 성경을 보게 되었더라는, 그런 웃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9.
종종 꼰대라는 말을 듣게 될까봐 두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나보다 인생의 연륜이 짧은 사람에게 내가 살아보니 이렇더라는 이야기가 쉽게 나옵니다. 그냥 거기까지만 하면 좋은데 결론까지 내줍니다. 그러니 지금 니가 하는 거 다 의미 없어, 라고. 그럴 때 꼰대가 됩니다. 솔로몬에게 올라왔던 욱, 하는 마음. 뭐야 지는 다 해놓고 나보고는 하지 말래.

10.
솔로몬의 말을 오해하지 말고 전도서를 묵상해야겠습니다. 유한한 인생, 눈으로 보아도 만족이 없고 소리를 아무리 채워도 차지 않는 삶으로 과연 얼마나 지혜롭게 일을 분별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죽음을 주셔서 유한한 인생을 한정하셨는데, 그 가운데 수고하게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살 수 있는지.

11.
눈으로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허기진 영혼, 귀로 들어도 다 채우지 못하는 세상의 소리들, 내가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내 눈에 무엇을 보이게 할 것인지, 내 귀에 어떤 소리를 담을 것인지, 그렇게 해서 어떤 말을 지혜롭게 해야 하는지, 를 전도서를 통해 깨닫기 원합니다.

12.
지금까지 지혜롭지 못했다면, 삶이 영원할 것처럼 착각하고 엉뚱한 곳에 눈을 두고 귀를 열고 살았다면 전도서를 통해 하나님께 다시 초점을 맞추고 해 아래에서 하는 내 모든 수고가 조금은 의미 있어지도록 삶의 방향을 바꾸어야겠다고 묵상합니다. 오늘 하루는 내가 요즘 보고 듣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고 기록하는 것을 적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역개정 (전1:1-18)
1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5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7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8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도다
9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10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 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11 이전 세대들이 기억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으리라
12 나 전도자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왕이 되어
13 마음을 다하며 지혜를 써서 하늘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연구하며 살핀즉 이는 괴로운 것이니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주사 수고하게 하신 것이라
14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15 구부러진 것도 곧게 할 수 없고 모자란 것도 셀 수 없도다
16 내가 내 마음 속으로 말하여 이르기를 보라 내가 크게 되고 지혜를 더 많이 얻었으므로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사람들보다 낫다 하였나니 내 마음이 지혜와 지식을 많이 만나 보았음이로다
17 내가 다시 지혜를 알고자 하며 미친 것들과 미련한 것들을 알고자 하여 마음을 썼으나 이것도 바람을 잡으려는 것인 줄을 깨달았도다
18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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