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운전. 2022.05.19.

daddy.e.d 2022. 5. 19. 20:59



많은 성품 훈련 덕목들이 있다. 온유와 절제와 어쩌구 저쩌구 기타 등등. 삶에 적용하고 부단히 성품을 훈련하고자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운전이다. 이상하게 운전대만 잡으면 고쳐지지 않은 못된 심성이 가라앉아 있던 흙탕물처럼 불끈불끈 올라온다. 평상시의 나를 보는 모습과 완전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기에 가끔은 민망한 경우도 생긴다. 마음이 급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는데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되었건 운전을 온유하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내 기준에서는 성품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다. 업무 특성상 늘 시간을 맞추고 계산해서 움직여야 하는 버릇이 들어 더 그렇기도 하지만 항상 마음이 급한 것이 문제다.

첫째를 꿈의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서산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모든 사람이 학교 관계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운전한다. 혹 걸림이 될까 봐서다. 아, 오늘도 얼마나 급하게 운전을 했는지 모른다. 곰곰 생각해 보면 운전이야말로 내가 온전히 콘트롤하기 쉬워서가 아닐까 싶다. 내가 밟는 대로 속도가 올라가고 꺾는 대로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내 맘대로 다룰 수 있는 게 바로 자동차다. 내 맘대로 하고 싶은데, 내 계획대로 하고 싶은데 끼어들거나 미숙하게 운전하면 판단하고 정죄하고 분을 내는 모습. 아직도 연습이 필요하다.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았는데 주님이 주시지 않는 것들이 꽤 많다. 돌아보면 내 손아귀에 들어와서 내 맘대로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잘못된 길로 다녔을까 싶다.

주지 않으시는 주님의 은혜를 묵상하며 운전이 온유해지는 그날까지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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