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상으로의 초대. 2022.05.12

daddy.e.d 2022. 5. 12. 13:57



둘째와 막둥이의 소풍날. 둘째는 딸기 농장, 막둥이는 근처 공원. 막둥이는 부모님과 함께 공원으로 왔다가 집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몇 시간 놀다 오는 건데도 불구하고 챙겨야 할 게 많다. 간식, 점심, 기저귀, 웨건, 기타 등등. 차에 싣고 아내와 막둥이를 내려준다. 그사이 나는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선생님들과 인사하고 두 살 반 엄마들과 인사를 하고 짐을 옮겨준 다음 병원으로 향한다.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고 다시 공원으로.

어차피 오늘도 집중해서 일하기는 틀렸다. 차라리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아내를 도와주는 것이 낫다. 날씨도 좋고 소풍 나온 어린이집과 초등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막둥이 또래 엄마들에 비해 이제는 나이도 훨씬 많아지고 선임이 된 아내와 나. 육아 만렙이라며 연신 감탄을 하지만 우리도 처음부터 익숙했을까. 첫째를 키우면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가 이제는 조금 철이 든 아빠 엄마로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형의 십자가를 통해 동생들이 혜택을 보고 있으니 오히려 더 고마운 건 첫째다. 첫째를 키우면서는 뭐가 그리 불만이었는지 일상이 이토록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었는데.

막둥이와 친구들의 사진도 찍어주고 미소도 지어주고 안아도 주면서 잠시 여유를 즐긴다. 잠이 온 아이들이 짜증을 부려 잠시 후에 일어나긴 했지만. 일상을 행복하게 잘 누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정신 없이 먼 곳만 바라보던 아빠를 일상으로 초대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아이들을 잘 맡아서 섬기라고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모든 게 감사한 평화로운 일상. 막둥이의 뒷모습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

반응형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림시장 맛집. 2022.05.17.  (0) 2022.05.17
스승님. 2022.05.16.  (0) 2022.05.16
혼자만의. 2022.05.10.  (0) 2022.05.10
복귀. 2022.05.08.  (0) 2022.05.08
도발. 2022.05.06.  (0) 2022.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