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 2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는. 2022.04.26.

아침 식사 시간. 둘째가 계란을 먹는데 노른자만 빼고 먹는다. 왜 그렇게 먹냐고 하니 노른자는 알이 있어서 병아리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한다. 나름 진지해서 혼내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 알은 아빠가 다 먹을게, 라고 대답하고 얼른 먹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첫째를 키울 때였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윽박지른 다음 꾸역꾸역 먹게 했을 텐데. 둘째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거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첫째는 기억도 못하거나 성격이 나름 쿨해서 금방 잊어버리긴 하겠지만 내가 떠올리고 뉘우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안대를 하고 있어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종일 다녔다. 물리치료를 하는 동안 밖에서 기다려주고 입술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불편한 남편을 위해 국밥을 사다주었다. 둘이 마주..

일기 2022.04.26

병신. 2022.04.25.

아침을 먹는데 입이 내 뜻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얼굴 오른쪽이 무너져내렸다. 밤새 검색하고 증상을 살펴보니 벨마비, 혹은 구안와사 같다.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데 감각이 무뎌진 오른쪽 입술로 밥을 흘리고 물이 나온다. 눈물이 왈칵 난다. 갈 길이 먼데 왜 또 아플까. 아내와 두 아이 앞에서 눈물이 난다. 여전히 혈기를 입술로 뿜어내는 내 모습이 안타까우셨을까. 인생의 고비마다 아픔을 주셔서 돌이키게 하셨는데, 이 또한 지나고 보면 주님의 사랑이겠지. 운전을 할 때면 나를 위협하거나 상식과 이치에 맞지 않는 상대방 운전자에게 습관처럼 한 말이 있다. 아이씨 이런 병신 같은 자식이! 병신. 신체의 어느 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보통과는 다른 형체를 가진 사람. 내가 병신이 되고 보니 병신의 ..

일기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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