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집에 간다. 2022.03.27.

daddy.e.d 2022. 3. 27. 13:53



아들이 학교로 복귀하는 날.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할아버지 잠깐 찾아뵙고 집에 와 점심을 먹는다. 아들이 좋아하는 햄 로스를 해서 주니 밥을 세 공기나 먹는다. 맛있다고 연신 감탄을 하면서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오늘 들어가면 2주 있다가 나올 텐데. 외박 복귀는 실질적으로 처음이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정식으로 외박에서 복귀한 적이 없었으니까.

온 가족이 차를 타고 출발한다. 맨 뒷자리에서 떠들던 첫째가 한 마디 한다. 아, 집에 가는 것 같아. 아내와 나는 이제 집이 두 개가 되었다며 좋겠다고 했다. 아이는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든다고 한다. 또 하나의 집이 생겼다니. 외박을 나와서 이런저런 학교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규칙을 지키는 것,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것,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재미 등.

생각해보면 아이는 꿈의학교 생활패턴에 이미 최적화된 루틴을 가지고 있다. 우리 집은 9시에서 10시면 다 잠이 든다. 아침에는 7시쯤에 일어나 온 가족이 하루를 시작한다. 기숙사 생활 패턴과 너무 비슷하다. 한 번은 아이가 나도 5학년인데 밤에 늦게까지 놀 권리가 있다는 거다. 그래서 놀라고 했더니 이미 10시쯤 눈에 잠이 한가득이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섭다. 몸이 반응한다.

학교에 도착해 뻘쭘한 아이는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서성거린다. 방에 짐을 놔두고 집에 가려는 엄마의 손을 붙잡고 학교를 잠깐 구경시켜준다. 그런데 잘 모른다. 엄마가 이리저리 가보자고 하니 그제야 아, 여기 이게 있었네? 라고 한다. 나랑은 좀 다르다. 나는 어디 가면 그곳에 있는 모든 걸 다 파악해야 안심을 하는 편인데. 그래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많이 무뎌졌지만 참 피곤한 성격이다. 아들은 그보다는 무뎌서 좋다. 아마도 엄마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학교에 사는 친구들이 배드민턴을 치길래 얼른 가서 같이 치라고 했다. 그러자 어색한지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 마침 친구 하나가 같이 칠래? 라고 해서 아빠는 간다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다. 서운했을 수도 있겠지만 질척대면 한도 끝도 없다. 너는 너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또 일상을 살아야 하니까. 둘째는 형하고 떨어지는 게 어색한지 또 잠깐 심술을 부린다. 집에 오는 길 시끌벅적 온 가족이 간식을 먹으며 왔다. 온몸이 천근만근. 목도 아프고 기침도 살짝 나고 팔다리가 무거운 것이 몸살 기운이다. 아. 후유증이 크다. 한 주 또 할 일이 많은데 어찌 버틸까.

막둥이의 아빠, 소리에 힘을 내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또 내일이 있겠지. 이제 드디어 루틴한 일상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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