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을 안 마신 지 9년이 되어간다. 내 의지가 아니라 한잔이라도 더 마시면 죽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 너무 무서웠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나 자연스럽게 소주병을 따다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흠칫 놀란다. 네가? 생각해보면 내가 늘 마시자고 끌고 다니고 모임을 주도하곤 했었는데 이제와서 혼자만 안 마시는 척이라니. 2. 가끔 그런 경우에는 콜라와 소주잔을 함께 시킨다. 콜라를 소주잔에 따르고 함께 건배를 한다. 나름 구색을 맞추고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지만 술의 힘을 빌리지 않는 말과 추임새는 김빠진 콜라 같다. 뭔가 홀리해진 느낌. 텐션이 사라지고 차분해진 느낌에 상대방은 재미없어 한다. 몇 차례 압박을 하지만 결코 마시지 않는 술. 3. 모유수유를 끝낸 아내가 시원한 맥주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