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한다. 신호는 빨간불, 주유소에서 나와 좌회전을 하기에는 진입구간이 너무 좁은 도로. 어쩔 수 없이 차선을 물고 좌회전 차로로 붙었다. 어차피 빨간불인데 뒤에 있던 에쿠스가 경적을 울린다. 마음은 급하고 순간 흥분해서 같이 경적을 울렸다. 신호가 바뀌고 창문도 내리지 않은 체 뒤에 있던 에쿠스는 쏜살같이 직진한다. 하. 나도 모르게 또 욕을. 정말 거짓말처럼 10초도 안 되어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탄의 도발에 또 넘어갔다. 차분하게 운전하고 미안하다고 깜빡이 켜주면 되었을 걸. 그래도 화를 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빨리 현장을 벗어나면 될 일이다. 아직도 내면에 혈기들이 다 사그라들지 않았나 보다. 후회스럽다. 그래도 많이 발전하긴 했다. 그 옛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