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2

뭔가 달라졌는데. 2022.04.09.

집에 온 아들이 뭔가 달라졌다. 아이같은 모습이 아니라 뭔가 훌쩍 큰 느낌? 조금 어른스러운 느낌? 아들도 그런 느낌이 있는지 집이 좋다고 하면서도 뭔가 가라앉은 모습이 있다. 2주 동안 즐겁고 좋았다고 쉴 새 없이 입을 놀리긴 했지만 확실히 지난 번 외박보다 차분해진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사춘기가 되었다고 느끼는 건 작은 농담 하나에도 미친 듯이 웃고 오버한다는 사실. 학교 선생님이 동영상을 찍을 때마다 아빠 나 잘생겼지? 하고 물어보는 것이 약간 그런 느낌은 있었는데, 역시나다. 평온한 토요일. 첫째는 유튜브와 카톡으로 하루를 보내고. 일을 하겠다고 사무실에 나온 아빠는 두통이 와 얼른 집에 와 잤다는 그런 어느 토요일.

일기 2022.04.09

한 발 다가가면 두 발 멀어지는. 2022.03.04.

봄이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길, 겨울 옷 안쪽 등에 땀이 맺힌다. 아직 봄 옷을 입기에는 바람끝이 조금 차긴 하지만,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간지러운 걸 보면 이미 계절 속에 봄은 와 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첫째를 데리고 오전에 잠깐 소아과를 다녀왔다. 일 때문에 바로 집에 데려다주지 못하고 함께 사무실에 있게 되었는데, 역시 게임을 한다. 나름 친근하게 대햐려고 어깨를 툭 건드렸더니, 대뜸 짜증을 낸다. 아, 어제부터 왜 그러냐고! 건들지 말라고요! 뻘쭘하다. 속으로 약간 화도 난다. 그리고 나도 안다. 뭔가 집중하고 있을 때 건들면 초초초 예민해진다는 걸. 하지만 생업을 위해 하는 일과 게임이 같은 예민함을 가질 수는 없다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서운하다. 뜻하지 않게 집에 있게 되었는데..

일기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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